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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레놀 ER. 기존 타이레놀의 약효 지속 시간을 두 배 가까이 늘렸다. © 2009 ibrik


대표적인 해열진통제의 주성분은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인데 이를  화학명(chemical name)으로 표기하면 N-acetyl-p-aminophenol이다. 바로 이 화학명에서 우리에게 아주 친근한 타이레놀(Tylenol; N-acetyl-p-aminophenol)이란 해열진통제의 상품명이 나왔다.

아세트아미노펜을 주성분으로 하는 타이레놀은 빠르게 녹아 흡수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약효 지속 시간이 4시간 정도로 비교적 짧다는 단점을 지닌다.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약이 바로 타이레놀 ER이다. ER은 ‘emergency room’을 뜻하는 약자는 절대 아니고, ‘extended release’의 약자이다. 즉, 체내에서 약 성분이 서서히 방출되게 만들었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인 타이레놀(500mg)의 경우 물과 함께 복용하면 한 번에 녹아 약 성분이 방출된다. 그러나 타이레놀 ER(650mg)은 복용 시 처음에는 절반이 신속하게 녹고, 나머지 절반은 일정 시간 동안 천천히 녹아 약 성분을 방출하게 된다. 따라서, 타이레놀 ER은 약 8시간 동안 약효를 지속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절반이 녹을까? 절반이 녹는 방법은 여러 가지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겉과 속 이중 구조로 약을 만들어서 처음에는 겉 부분이 절반 녹고, 나중에 속 부분이 천천히 녹게 할 수 있다. 또한, 표현 그대로 약을 절반으로 나누어서 한쪽이 빨리 녹고, 다른 한쪽이 서서히 녹게 할 수도 있다. 얼핏 생각하면 타이레놀 ER은 전자의 방법을 사용할 듯하지만, 재밌게도 후자의 방법을 사용한다.

이것은 물과 물컵만 있으면 간단히 확인해 볼 수 있다. 이를 보여주기 위해 타이레놀 ER정 하나를 꺼내 아래와 같이 물에 녹여보았다.

(A) 물에 넣고 약 15초가 지난 후부터 녹기 시작했다. (B) (A)로부터 25초 경과 후 모습. (C) (B)로부터 35초 경과 후 모습. 타이레놀 ER의 절반 정도가 녹은 것을 볼 수 있다. (D) (C)의 타이레놀의 남은 부분을 꺼낸 모습. 절반이 녹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2009 ibrik

여기서 재밌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절반이 녹는다’라고 하면, 짧은 축을 기준으로 좌, 우 절반이 녹을 것 같지만, 타이레놀 ER은 긴 축을 따라서 축 방향으로 절반이 빠르게 녹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방향으로 녹게 한 이유는 간단하다. 긴 축 방향을 따라 절반이 녹는 과정이 물과 접촉하는 표면적이 더 넓어 빠르게 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제, 왼쪽 엄지발톱의 조갑감입증 때문에 간단한 수술을 했는데, 수술 후 통증 때문에 타이레놀 ER을 두 알씩 먹고 있다.




by ibrik | 2009/07/10 01:09 | diary | 트랙백(1)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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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at 2010/02/14 11:32

제목 : 타이레놀
타이레놀 ER은 어떻게 녹을까?와 이런 거였구나 정말 신기하다. 평소에도 궁금해 하던 거였는데.하지만타이레놀ER 즐겨(?) 먹는 나에게 저 서방정의 원리는 적용되지 않는다.남다른 위산의 산도나 개같은 소화력이 그 이유는 아니고 씹어먹기 때문에 -_-...more

Commented by 김남용 at 2009/07/10 07:00
오~ 물에 넣으니 옜날에 TV에서나 보던것 처럼 녹는군요!
저렇게 녹는 약(영양제?)을 한번 먹어보고 싶었으나....
하기야 뱃속에 들어간 영양제가 어떻게 녹는지 알 수는 없는 일이니...

전 그냥 단순하게 반 뚝~ 쪼개서 먹을때 같은 효과를 발휘하라고 저렇게 가로(긴 축)로 녹는 건줄 알았습니다. 하하핫;;;

그럼 잘 나으시길 기원하겠습니다~
Commented by ibrik at 2009/07/10 23:39
물에 녹는 장면이 광고로 나오는 것이라면 아마 비타민제 중 하나였을 듯 합니다. :)
염려해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첫 댓글도 감사드립니다.
Commented by hschoi at 2009/07/10 09:53
으흥~ 뭔가 성분이 체내에서 좀 더 오래 남아있거나 하는게 아니고,
아예 녹는시간 자체를 조절해서 이후에 흡수되게 하는거였군요.
그렇다면 반쪽을 4시간마다 먹는것과 같은 효과로군요. @.@;

그나저나 저도 조만간 아래쪽의 사랑니를 발치하고 저 타이레놀의 신세를 좀 져야할 일이 생길것 같네요. ㅜ.ㅜ
Commented by ibrik at 2009/07/10 23:41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단가도 고려해야 하니 아마 가장 경제적인 메커니즘을 선택했을 듯하다.
그나저나, 사랑니 발치라니! 타이레놀로 고통을 이겨낼 수 있기를 기도 하마!
Commented by mark at 2009/07/10 21:51
신통한 관찰력에 신기한 발견입니다.
Commented by ibrik at 2009/07/10 23:42
말씀 감사드립니다. :)
일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신통한 순간들이 참 많은 듯싶습니다.
Commented by latro at 2009/07/29 14:17
정말 깔끔한 블로그입니다. 여러 의미에서...

저걸 직접 해보셨다니 놀랍네요. 어쨌거나 위에 적으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저는 오히려 500mg 짜리를 더 선호합니다. ㅎㅎ
Commented by ibrik at 2009/07/30 01:14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일상의 작은 일들을 너무 확대해서 적어나가는 건 아닐까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
타이레놀 ER이 녹는 과정은 참 궁금했던 부분인데, 실험이란 절차 자체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간단히 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첫 댓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반담 at 2009/11/30 16:55
신기하네요~ㅋㅋ 저도 감기가 들어서 타이네놀 받아온걸로 시험해 봤는데 재밌어요 ㅋㅋ

암튼 신기한거 알게됐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ibrik at 2009/12/01 20:07
일상의 작은 순간 속을 잘 들여다보면 신기한 것들이 참 많다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또 어떤 신기한 것이 없을까 한 번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Commented by ㅊㅈㅇㅈㅅㄴ at 2010/02/14 11:33
오오 좋은 정보입니다. 트랙백해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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