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rik's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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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 코딩을 하는 중 찍은 한 컷. 녹음된 대화를 들어가며 일일이 워드프로세서로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더 주의 집중이 필요하다. © 2009 ibrik


사회과학 연구는 자료 처리 방식을 기준으로 양적 연구(정량적 연구, quantitative research)와 질적 연구(정성적 연구, qualitative research)로 나눌 수 있다. 양적 연구가 엄정한 인과관계를 바탕으로 한 현상의 객관적 지표 계산에 관심을 둔다면, 질적 연구는 현상 혹은 대상자의 사건, 경험, 의미, 가치에 집중한다. 양적 연구의 대표적인 예로는 설문 조사를, 질적 연구의 대표적인 예로는 심층 면담과 그룹 면담 등을 들 수 있다. 사회 현상의 모든 부분을 객관적인 수치로 일반화하여 해석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질적 연구는 양적 연구가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상호보완해 주는 기능을 갖는다.

몇 달 전부터 모 기관의 비교적 규모가 큰 사회조사 프로젝트에 양적 및 질적 자료 코딩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양적 조사의 경우, 설문지의 응답 값들을 실수 없이 기계적으로 반복 입력하기 때문에 익숙해지기만 하면 큰 어려움 없이 해 낼 수 있다. 반면에 질적 조사는 심층 면담과 그룹 면담 녹음 파일을 듣고, 대화뿐만 아니라 대화 중 발생하는 여러 상황을 그대로 기록, 문서화시켜야 하므로 시간과 노력 등을 더 많이 쏟아야 하는 차이를 가진다.

오늘도 심층 면담 녹음 파일을 들어가면서 질적 자료 코딩을 했는데, 면담 대상자의 말하기 속도 때문에 평소보다 더 긴 시간을 들여야만 했다. 면담 대상자였던 여자분이었는데, 말하는 속도가 너무 빨랐기 때문이었다. 말하기 속도가 너무 빠르면 전문 속기사가 아닌 이상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들어야 내용 입력이 가능하므로 코딩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오기를 가지고 입력하다가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도대체 이 여자분은 분당 몇 단어 정도로 말을 하는 걸까? 내친김에 그간의 몇몇 질적 코딩자료들을 들여다보면서 남자와 여자의 말하기 속도를 비교해 보았다.

가진 자료를 분석해 보니, 남자는 평균적으로 분당 83.1 단어를, 여자는 분당 155.3 단어를 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가 남자보다 동일 시간 동안 거의 두 배 가까이 많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더 재밌는 것은 남자는 한 번 말하는 시간이 5분을 넘기기가 어려웠는데, 여자는 15분 정도를 한 번에 쉽게 말한다는 것이었다. 말하는 속도뿐만 아니라 말하는 양에서도 여자는 남자를 압도하는 것이다. 또한, 어떤 현상이나 문제에 대해서 남자는 일반적이고 굵직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순차적이고도 간단한 나열을 즐기지만, 여자는 사건의 순차적 흐름보다는 그 사건 중 특정 사건을 선택하여 더 자세한 묘사를 하며, 단순한 사실 전달보다는 당시의 감정이나 정서 상태 전달에 치중한다는 차이도 볼 수 있었다.


인간의 언어와 청각에 관련된 뇌중추의 경우, 남자보다 여자는 약 11퍼센트나 더 많은 신경세포를 지닌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뇌에서 정서와 기억을 형성, 유지하는 해마상융기(hippocampus)도 여자의 것이 남자의 것보다 크다고 한다. 바로 이러한 뇌 구조의 차이 때문에 여자는 남자보다 더 풍부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지니게 되며, 능숙한 감정 표현과 정서적 경험의 세밀한 기억 등이 가능한 것이다.

오늘, 이러한 내용으로 애인과 전화 통화를 하다가 우리 둘의 대화를 한 번 녹음, 분석해 보기로 했다.



+ 함께 읽을 만한 책: 루안 브리젠딘,『여자의 뇌, 여자의 발견 』, 임옥희 옮김, 리더스북, 2007.

by ibrik | 2009/07/11 22:58 | diary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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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티티 at 2009/07/12 09:18
아... 이거 공감합니다. ㅠㅠ

인터뷰 취재의 경우 결코 일일이 받아적을 수 없기 때문에 일단 녹음한 후 받아 쳐야 하는데...
말이 빠른 분들의 경우 이거 받아치는 일이 정말 보통이 아니죠.
가끔은 재생 속도가 조정되는 플레이어가 있었으면, 그리고 워드 사용중에 단축키로 플레이어 재생을 조정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같이 들기도 하지요.

근데 사용하시는 플레이어가 참 좋네요. VU 미터가 그럴듯하다는...
AIMP라는 플레이어는 사싳 처음 보는데 (촌놈이라) 저거 기본 스킨인건가요?
Commented by ibrik at 2009/07/12 23:55
'워드 사용중에 단축키로 플레이어 재생을 조정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같이 들기도 하지요.'

이 부분, 정말로 좋은 생각입니다! 저도 코딩하면서 플레이어와 워드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것이 정말 골칫거리입니다. 역시 어떤 일이든 그 일을 해 본 분들이 중요한 문제를 정확하게 집어낼 수 있는 듯합니다. :)

화면의 스킨은 '50daysS v.1.11'이라는 스킨을 적용한 것인데, 레벨미터의 경우 어떤 스킨을 선택하시더라도 나오니 취향에 따라서 사용하면 될 듯합니다.
첫 댓글, 감사드립니다.
Commented by 티티 at 2009/07/12 09:29
아.. 저도 다운받아서 설치했습니다.
이거 재생속도 조정도 되네요. ㅠㅠ 정말 감사합니다.. 큰 도움이 됐어요.
Commented by ibrik at 2009/07/12 23:59
다운받으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하시는 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셔서 사용하시면 더 알차게 쓰실 수 있을 듯합니다. 특히, 링크한 글의 끝 부분 즈음에 나오는 ‘MAD 플러그인’은 꼭 적용해서 사용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음악을 들으실 때 한결 더 좋은 소리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http://board.wassada.com/iboard.asp?code=hifi&mode=view&num=61562&page=0&view=n&qtype=content&qtext=aimp&part=av
Commented by hschoi at 2009/07/12 22:29
전화녹음!!!
왠지 무서운데요. @..@
Commented by ibrik at 2009/07/13 00:00
아, 전화 녹음이 아니라 그냥 대화하는 걸 녹음한다는 소리였음.
다음에 주일예배 마치고 넷이서 식사하며 녹음 한번 해 보자. :)
Commented by hschoi at 2009/07/15 09:12
그거 재미있겠네요.
근데 그 전에 집들이가 있지 않나요? =)
Commented by ibrik at 2009/07/16 09:18
뭔가를 먹는 소리만 잔뜩 녹음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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