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rik's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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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다시 만난 두 마리의 강아지들. 두 녀석은 나를 보자마자 꼬리를 흔들며 달려왔다. © 2009 ibrik


‘예쁜 애’랑 ‘덜 예쁜 애’는 어느새 두 강아지를 부르는 호칭이 되어 버렸다. 약 한 달 전, 동네 골목 초입에 있는 식당 마당에서 이 녀석들을 봤다고 호들갑 떨며 애인에게 사진과 함께 설명할 때, 둘을 구분하기 위한 명칭이었다.

빨간색 리본 방울을 달고 있던 두 녀석 중 ‘예쁜 애’는 좀처럼 가만있지 않는 산만한 녀석이었고, ‘덜 예쁜 애’는 차분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 왠지 모르게 믿음직스러운 녀석이었다. 처음 이 녀석들과 안면을 텄던 날 기념사진을 한 장 찍었는데, 이 과정이 참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덜 예쁜 애’는 의젓하게 카메라를 보며 앉아 있었지만, ‘예쁜 애’는 사진 찍느라 폼 잡고 있는 것이 지겨웠던지 땅바닥에 코를 박고 계속 킁킁거리며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날 찍은 사진을 보면 ‘덜 예쁜 애’는 기념촬영 자세로 앉아 있고 ‘예쁜 애’는 땅바닥에 코를 박고 킁킁거리고 있는데, 그나마 뒷모습만 나와있을 뿐이다.

한동안 두 강아지가 보이지 않는다 싶더니, 오늘 이 녀석들이 다시 등장했다. 못 본 지 한 달 사이에 두 녀석은 생각보다 많이 자라있었다. 처음보다 나이를 먹었지만 ‘예쁜 애’는 여전히 코를 킁킁거리며 쉴 새 없이 돌아다니는 것에 여념이 없었다. 물론 ‘덜 예쁜 애’는 여전히 차분하게 앉아 있기를 좋아하는 듯했다. 한 마리의 개를 18년째 기르는 중인 애인의 말에 의하면 개들은 새끼 때의 성격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하는데, 이 녀석 둘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 말이 빠르게 이해됐다.

모처럼 만에 본 기념으로 좀 놀아주고 기념 촬영을 한 후 돌아서서 나오는데, 동네 꼬마들이 이 녀석들을 보고 반갑게 달려왔다. 아쉬운 맘을 뒤로하고 집 현관에 들어서는 찰나, 멀리 들리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순간 아차 싶었다. ‘예쁜 애’와 ‘안 예쁜 애’는 각각 이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멀쩡한 이름을 놔두고 ‘예쁜 애’와 ‘안 예쁜 애’와 같은 상당히 말초적인 이름으로 부르다니, 이 녀석들이 알면 얼마나 섭섭해할까. 아무래도 애인과 나만의 영원한 비밀로 간직해야 할 듯싶다 --- 라고 쓰려는데, 생각해 보니 여기에 올리면 둘만의 비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안, 강아지들. 사실은 너희 둘 다 모두 예쁘단다.



+ 함께 읽을 만한 책: 스티븐 부디안스키,『개에 대하여 』, 이상원 옮김, 사이언스북스, 2005.




두 강아지의 성장 속도를 보고 궁금한 나머지 개의 나이를 사람의 나이로 환산하는 방법을 찾아보다가 유용한 곳을 발견했다. DogAge에서는 다양한 환경 변수(generic health, medical history, food/nutrition, exercise, social health 등)를 고려하여 개의 나이를 인간의 나이로 환산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록 각각의 항목에 응답하는데 약간 시간이 걸리지만, 그에 걸맞은 자세한 분석을 해 주므로 자신이 기르는 개의 나이를 계산해 보고 싶다면 한 번쯤 방문해도 좋을 듯하다.


by ibrik | 2009/07/23 22:57 | diary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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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uha at 2009/07/24 13:25
고양이는 대략 1살이 사람의 7년과 맞먹는다고 하던데.. 꼼행 동영상 혹시 보셨나요?
Commented by ibrik at 2009/07/25 00:10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참외를 먹는 모습, 즐겁게 봤습니다. :)
참, 고양이 나이는 아래의 사이트를 이용해 보세요.

http://www.catage.com
Commented by 허지운 at 2009/07/24 15:12
저희 집에 7살 먹은 두 마리의 요크셔가 있는데요 사람 나이로 환산하면 대략 46세 정도 된다고 하네요.
그 걸 안 다음부턴 툭툭 치지 않기로 했습니다.어르신한테..ㅡㅡ;;
Commented by ibrik at 2009/07/25 00:11
댓글 읽다가 한참 동안 웃었습니다. :)
블로그에 있는 두 마리의 요크셔 사진 구경 잘했답니다.
첫 댓글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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