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넓디넓은 바다에서 마음껏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은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힘겹게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의 모천회귀(母川回歸). 그 과정 자체도 신비롭지만, 더욱 신기한 것은 연어 자신이 돌아가야 할 때와 장소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점이다.
연어의 모천회귀와 같은 상황들은 인간에게도 일어난다. 인간 역시 모천회귀의 때를 인지하고, 돌아가야 할 곳을 기억해 낸다는 점은 이성의 영역이 아닌 신비의 영역에 더 가깝다.
어제, 근 12년 만에 한 모임에 참석했는데, 이는 모천회귀와도 같은 경험이었다. 성어(成魚)가 되어가면서 놓치고 있었던 소중한 가치들은 다행히 모천에 그대로 남아있었고, 두 시간 남짓의 모천회귀 과정을 통해 다시 한번 그 가치들을 마음속에 담아올 수 있었다.
연어의 모천회귀가 생을 마감하는 시점에서 단 한 번 주어지는 것이라면, 인간의 모천회귀는 삶의 과정 중 언제라도 몇 번이고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성격을 달리한다. 어쩌면 이러한 차이야말로 신이 우리에게 주신 큰 은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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