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rik's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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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8월 08일
CD, 그 쾌감의 절정

포장 비닐을 갓 벗겨 낸 CD. 다소 빡빡하게 물려 있는 케이스를 여는 것도 새 CD가 주는 즐거움 중 하나이다. © 2009 ibrik


타이트하게 입혀진 '포장 비닐'을 손끝으로 부드럽게 더듬어가며 절개선을 찾은 후, 망설임 없이 단번에 그것을 당겨내면 어느새 포장 비닐은 두 부분으로 나뉜다. 이렇게 나누어진 '포장 비닐'을 위, 아래로 조심스레 끌어내면, 단단하게 감싸고 있던 그 얇은 껍질은 마침내 벗겨지고 CD 케이스의 매끈한 맨살이 드러난다. 반들반들한 CD 케이스의 맨살을 만지고, 아직 채 가시지 않은 플라스틱 케이스 특유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바로 이 순간은 새 CD가 주는 쾌감이 절정에 이르는 때이다.


음악을 담은 매체로 CD가 여전히 살아있는 이유가 몇 가지 있을 텐데, ‘포장 비닐’은 그 이유 가운데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설령 MP3 파일들이 '공짜 음악'이라는 금단의 열매로 우리를 유혹할지라도, CD의 '포장 비닐'이 주는 쾌감의 영역만큼은 넘어설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by ibrik | 2009/08/08 23:37 | diary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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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pica at 2009/08/08 23:39
맞아요. 포장 비닐을 뜯으면서 '완전체' 임을 새삼 느끼게 되요. 전 오디오에 처음 넣었을 때 CD 읽히는 소리도 좋더라구요 :)
Commented by ibrik at 2009/08/11 10:31
CD를 플레이어에 넣고 처음 로딩될 때 들리는 '서걱'거리는 소리, 참 좋지요. :)

참, 그런데 '완전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
Commented by 전창묵 at 2009/08/09 00:44
이 쾌감을 극대화 시키려면 전 오디오의 CD 플레이어부터 수리해야 합니다. ㅠ.ㅠ
Commented by ibrik at 2009/08/11 10:32
창묵님의 CDP가 아직 고장 나 있는 상태로 있군요! 수리 비용이 더 들게 된다면 요즘 나오는 작은 CD 리시버를 한 번 고려해 보세요. 맥북 프로와도 아주 잘 어울린답니다.
Commented by 블루밍 at 2009/08/09 05:59
거기다가 AV시스템(오디오)까지 받쳐주면...그야말로 환상이죠. ㅠㅠ
Commented by ibrik at 2009/08/11 10:33
네, 맞습니다. 좋은 음반과 좋은 오디오 시스템은 정말 음악을 듣는 이에게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를 외치게 하지요. :)
Commented by hschoi at 2009/08/09 17:38
간만에 파나소닉 CDP 나 다시 꺼내봐야겠어요. @.@;
Commented by ibrik at 2009/08/11 10:34
어떤 음반을 넣고 들을까 궁금! :)
Commented by BaronSamdi at 2009/08/09 21:53
어우 완전 공감하면서 읽었어요. 저는 모서리를 동전으로 찍 긁어서 꺼내는 편인데 오래 찾아다닌 시디일수록 쾌감이 배가되는 것 같아요^^
Commented by ibrik at 2009/08/11 10:35
공감을 많이 하셨다니 저도 반갑습니다. 비닐 포장을 동전으로 뜯을 수 있군요! 저도 다음에 한 번 동전으로 시도해 봐야겠습니다. :)
첫 댓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mark at 2009/08/10 10:35
갖고싶었던 것을 새로 구입해 포장을 뜯는 순간은 스릴이 있지요.
Commented by ibrik at 2009/08/11 10:37
정말 CD뿐만 아니라, 원하던 물건을 새로 구입해서 처음 포장을 뜯을 때 느끼는 쾌감은 무언가를 구매케 하는 중요한 동기유발인자인 듯합니다. :)
Commented by 스팅구리 at 2009/08/12 15:36
요샌 MP3 다운으로 아날로그적인 CD 구매가 어려운데 이 포스트 보니까 음반이 사고 싶어지네요.
Commented by ibrik at 2009/08/13 04:42
디지털의 선봉장이었던 CD가 이제는 오히려 아날로그와 비슷한 느낌의 미디어 취급을 받는다는 것이 참 재밌는 듯합니다. 정말 가만히 생각해 보면, CD 케이스를 열어 CD를 조심스레 잡은 다음, 이를 CDP에 로딩하는 과정이 정말 LP로 음악을 듣는 과정과 유사하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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