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트하게 입혀진 '포장 비닐'을 손끝으로 부드럽게 더듬어가며 절개선을 찾은 후, 망설임 없이 단번에 그것을 당겨내면 어느새 포장 비닐은 두 부분으로 나뉜다. 이렇게 나누어진 '포장 비닐'을 위, 아래로 조심스레 끌어내면, 단단하게 감싸고 있던 그 얇은 껍질은 마침내 벗겨지고 CD 케이스의 매끈한 맨살이 드러난다. 반들반들한 CD 케이스의 맨살을 만지고, 아직 채 가시지 않은 플라스틱 케이스 특유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바로 이 순간은 새 CD가 주는 쾌감이 절정에 이르는 때이다.
음악을 담은 매체로 CD가 여전히 살아있는 이유가 몇 가지 있을 텐데, ‘포장 비닐’은 그 이유 가운데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설령 MP3 파일들이 '공짜 음악'이라는 금단의 열매로 우리를 유혹할지라도, CD의 '포장 비닐'이 주는 쾌감의 영역만큼은 넘어설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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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그런데 '완전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
첫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