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지하철 9호선 노량진역 개찰구를 지나다 반가운 광고를 봤다. 바로 지난번 보았던 광고의 새로운 버전이었다. 한동안 주의 깊게 보고 다닌 광고인지라, 새롭게 바뀐 광고를 보고는 한눈에 무엇이 바뀌었는지 단박에 알아볼 수 있었다.
새로 바뀐 광고는 지난번의 그것보다 한결 더 나은 해석의 도구를 제공했다. 우선, 자동차 이미지를 ‘쏘울’에서 ‘제네시스’로 바꾸어놓아 ‘고가의 자동차 구입 - 자동차 금융 프로그램 이용’이라는 이미지의 연관 관계를 한결 더 강화시켰다. 더불어, 회사 CI와 자동차 이미지 사이의 연관 관계를 파악지 못하는 수용자가 있을 것을 대비해 “자동차 금융”이라는 문구를 삽입하여 광고 의도를 강조하였다. 이전 광고보다 암시적 요소를 약화시키고 명시적 요소를 강화시킨 것이다.
이번 광고는 지난번 것보다 한층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아쉬운 구석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아쉬움의 이유는 광고 컨텍스트의 일관성이 깨졌다는 것 때문이었다. 지하철 9호선 현대캐피탈의 옥외광고가 선택한 광고 방법은 암시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이 광고의 매력은 기업 CI와 자동차 이미지만을 이용, 두 요소 사이에서 벌어지는 역동적인 연관 관계를 통해 수용자가 직접 해석에 참여하여 광고 자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런 면에서 ‘현대캐피탈-쏘울’의 연관보다는 ‘현대캐피탈-제네시스’의 연관이 좀 더 명확한 가치결합을 수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었고, 이 덕분에 수용자는 좀 더 빠른 속도로 광고 해석이 가능해졌다. 이 점은 분명히 개선(改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자동차 금융”이라는 문구에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 문구 하나 때문에 광고 전체를 아우른 암시성이 조각나기 시작한 것이다. 암시성이 지배적인 광고 속에 지나치게 명시적인 문구를 생뚱맞게 넣음으로써 암시성이라는 일관성을 깨트려버린 것이다. 이 경우, 무엇인가 더 구체적으로 힌트가 되는 문구를 넣고 싶었다면, 좀 더 간접적인 문구를 선택하는 것이 광고의 컨텍스트 유지에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지하철 9호선에 설치된 현대캐피탈 광고를 일종의 캠페인 광고로 만들면 어떨까? 광고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문구를 사용하여 암시성의 컨텍스트를 유지하고, 동시에 해당사의 금융상품에 관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We can help you”. --- 이런 분위기의 문구라면 괜찮지 않을까?


“좋은 광고는 결코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좋은 광고란 우리의 레이더망을 피해 날아와 작은 폭탄을 떨어뜨리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제임스 트위챌(James B. Twitchell)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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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지하철 옥외 광고가 내 준 숙제를 풀다.
지하철 9호선 노량진 역 개찰구 옆에 설치된 옥외 광고. 한동안 이 광고는 숙제와도 같았다. © 2009 ibrik광고에서 메시지를 드러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있다. 명시적인 방법과 암시적인 방법이다. 보통 명시적인 방법은 언어를 통해 직접적으로, 암시적인 방법은 이미지를 통해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물론 필요에 따라 언어와 이미지를 적절한 비율로 섞어서 사용할 수도 있다.말하지 않고 보이는 것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광고의 경우, ......more
직접적으로 알리기보단 우리가 당신을 돕겠다와 같은 은유적인 메시지가 더 고단수군요.
첫 댓글, 감사합니다. :)
첫 댓글, 감사합니다. :)
어떻게 생각하세요?
첫 댓글, 감사합니다. :)
첫 댓글, 감사합니다. :)
현대캐피탈에서 공짜로 베껴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
좋은 말씀과 첫 댓글, 감사합니다. :)
첫 댓글, 감사합니다. :)
첫 댓글, 감사합니다. :)
제 소견을 드려보면...아무래도 한국사람이다보니 스쳐지나가며 보게되는 옥외 빌보드의 경우 영어카피의 가독성이 떨어질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요. 생각하고 계신 의미를 잘 전달할 수 있는 한글 카피나 심볼릭한 이미지로 대체하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합니다.
Gomting님 의견처럼 영어 문구보다는 한글이나 쉬운 기호로 표현하는 것이 가독성 측면에서는 정말 더 유리할 듯싶습니다. 덕분에 한 수 배웠습니다. :)
첫 댓글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