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rik's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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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인생의 겨울밤을 보낸 그가 「Flight to Denmark」에서 가장 먼저 건넨 첫 마디는 ‘괜찮아(No problem)’였다. © 2009 ibrik


1940년대 후반, 본격적으로 재즈계에 데뷔했던 그는 그리 큰 빛을 보지 못하고 암흑기를 겪게 된다. 1960년대에 이르러서 그의 사정은 더욱 나빠진다. 이제 그는 본격적인 재즈와 더는 상관없는 삶을 살아가게 된 것이다. 재즈계에서 조용히 사라진 그는 뉴욕에서 택시 기사로 일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삶을 살아간다. 재즈를 향한 그의 인생이 기나긴 겨울밤을 맞이한 것이다.


1973년, 그는 덴마크로 건너가고 그곳에서 11년 만에 새로운 음반을 녹음한다. 그리고 이 음반을 통해 그의 재즈인생은 기나긴 겨울밤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Flight to Denmark」. 바로 Duke Jordan이 유럽에서 재기할 수 있도록 큰 밑거름이 된 음반이다.


덴마크의 겨울은 밤이 길다. 오후 3시 무렵부터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오후 6시에 이르면 이미 밖은 깜깜한 어둠 속에 잠기는 것이 덴마크의 겨울이다. 춥고 습윤한 덴마크의 긴 겨울밤을 이겨내며 만든 음반이라 그럴까? 아니면 차갑고 어두웠던 기나긴 인생의 겨울밤을 보낸 끝에 만든 음반이라 그럴까? 덴마크로 건너가 녹음했던 그의 첫 음반 「Flight to Denmark」가 유독 따뜻하고 안락한 느낌을 선사하는 것은 우연이 아닐 듯싶다.

안팎의 온도 차 때문에 물방울이 맺힌 창을  자주 볼 수 있는 겨울밤, 자연스레 「Flight to Denmark」를 틀어놓고 싶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지금은 이 음반의 세 번째 트랙, <Everything Happens to Me>가 흘러나오고 있다.


 


by ibrik | 2009/11/28 01:14 | diary | 트랙백(1)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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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스팅구리 공책 at 2009/12/02 17:15

제목 : 825. No Problem/Duke Jordan
ibrik님의 블로그를 보고 어떤 운율을 선사할까 찾아보던 중 음악사이트에서는 미리듣기 실행이 안되어서 유투브에서 직접 연주하는 곡을 들어봤다. ibrik님이 알려주신 이 양반의 사연과 함께 이곡을 잠깐 감상하면 재즈의 매력에 빠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다. 겨울밤 이곡 틀어놓고 감상하면 무슨 일이라도 낼 것 같다. :) ...more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8 01:27
재즈에는 문외한이지만, 정말 북유럽은 9월 중순만 되어도 굉장히 쌀쌀하고 해가 빨리 지더군요. 겨울 느낌이 아주 금방 납니다.
Commented by ibrik at 2009/12/01 20:00
bluexmas님은 북유럽의 겨울을 경험해 보셨군요! 참 부럽습니다. :)
저도 기회가 된다면 꼭 북유럽의 겨울을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Commented by 미엘르 at 2009/11/29 07:55
듀크 조단, 성공해서 다행이네요, 덴마크 왕자가 나온 영화 재밌게 봤는데..
Commented by ibrik at 2009/12/01 20:02
살아가고자 하는 방향만 놓치지 않는다면 저마다 시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언제인가는 그 목적지로 가는 것이 인간의 삶인 듯합니다. Duke Jordan도 그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suha at 2009/11/30 11:19
친구가 추천해줘서 잘 듣고만 있었는데, 그런 사연이 있었는 줄 몰랐네요..
Commented by ibrik at 2009/12/01 20:02
올 겨울에는 Duke Jordan의 삶 속에 녹아있는 이야기를 생각하시며 이 음반을 들어보세요. :)
Commented by Levin at 2009/12/02 19:25
시디를 이렇게 찍는 방법도 있었군요. 커버에 대한 욕심을 버리니 절제되면서도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샷이 나오는 것이 멋집니다. 여러 포스트를 보아도 굉장히 미적 감각이 뛰어나신 분 같은데 그런 분이 제 앰프 디자인을 마음에 들어해 주셔서 기쁩니다.
Commented by ibrik at 2009/12/04 14:43
칭찬과 여러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제가 찍은 사진보다 해석해 주신 내용이 더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

저도 Levin이 마음에 들어 하시는 그 앰프의 디자인이 굉장히 매혹적으로 느껴집니다. 언제인가는 비슷한 느낌의 앰프를 구할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assuming at 2009/12/10 04:12
"No Problem"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재즈곡이에요. 듣고 있으면 정말 마음이 편안해져요 ㅎ
Commented by ibrik at 2009/12/11 16:52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는 힘을 지녔다는 게, 음악의 정말 중요하고도 매력적인 힘인 듯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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