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부터인가 해마다 12월에 접어들면 치르는 의식이 있다. 의식은 19년 전에 샀던 『노란손수건』을 책장에서 꺼내는 것에서 시작된다. 누렇게 색 바랜 종이 냄새를 잠시 음미한 다음, 165쪽을 펼쳐 ‘메시아의 <기적>’을 읽는다. 헨델이 <메시아>를 작곡하고 눈을 감을 때까지의 과정을 짤막하게 극적으로 그린 이 이야기는 매번 읽어도 지루하지 않다.
이야기 읽기를 마쳤으면 이제 <메시아>를 들을 차례다. 즐거움은 음반을 고를 때부터 시작된다. 먼저 시대 연주(period performance)를 들을지, 현대 연주를 들을지 선택한다. 그다음, 각 연주에 따라 누구의 음반을 들을지 고른다. 이러한 고민과 선택은 그 자체로 <메시아> 듣기가 주는 행복이다.
올해는 윌리엄 크리스티(William Christie)의 음반부터 시작했다. 따뜻하고 낭만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뭉뚱그려지지 않은, 섬세함과 정교함이 담겨 있는 <메시아>를 가장 먼저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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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라는 게, 읽을 때마다 다른 걸 보게되긴 하지만
특히나 좋아하는 책에서는 생각지 못한 빚을
지게 되는 경우가 있는 거 같아요.
해묵은 책의 종이 냄새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곤 하지요. 저도 묵었던 책을 책장에서 살펴봐야겠습니다.. :)
개인적으론 새 책이 주는 냄새도 참 좋아하지만, 오래된 책에서 나는 은은한 향도 굉장히 즐기는 편입니다. 비교적 오래되고 큰 도서관에 가면 이 냄새를 제대로 즐길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
헌 책에서 튀어나왔다는 벼룩의 이야기를 들으니, 일전에 재밌게 읽었던 윌리엄 블레이즈의 『책의 적』이 생각납니다. 책을 망가뜨리는 다양한 요소들에 대해서 짤막하게 쓴 책인데, 책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
저 역시 정기적이진 않더라도 가끔씩 꼭 찾아 읽게 되는 책이나 음악이 있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