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자기 ‘그 책’이 다시 읽고 싶었다. 대략 20여 분 동안 두 겹으로 꽂혀 있는 책들을 책꽂이에서 하나씩 빼어가며 ‘그 책’을 찾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그 책’은 책상 한쪽에 쌓아둔 책 탑(塔)의 하단부에 박혀 있었다. 그것도 세 열로 이루어진 책 탑의 가운데 열이었으니 찾던 책을 발견했다는 기쁨도 잠시, 찾던 책 앞에서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어깨까지 올라온 책들을 몇 권씩 들어내어 다른 편에 차곡차곡 쌓은 다음, ‘그 책’을 빼내고 다시 원래대로 책을 쌓는다. --- 이렇게 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자정이 넘은 시간에 하기에는 너무나도 귀찮은 방법이었다. ‘그 책’이 놓인 위치에 손가락을 잘 비집어 넣은 다음, ‘그 책’만을 재빠르게 빼내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조심스레 손가락을 비집어 넣고 나서 살짝 책을 움직인 순간 휘청거리는 책 탑 상단부를 보고는 이내 마음을 접었다.
책 탑에서 살짝 뒤로 물러나 가만히 응시하며 뭔가 묘안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마침내 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고, ‘그 책’을 무사히 꺼내서 읽을 수 있었다. 묘안은 비교적 간단했다. 마음속으로 내가 처음 다시 읽고 싶었던 ‘그 책’은 『텔레만을 듣는 새벽에』가 아니라 『원수들, 사랑 이야기』라고 거듭 되뇐 다음, 비교적 책 탑의 위쪽에 놓인 『원수들, 사랑 이야기』를 가볍게 꺼내면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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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권 안되는 책들이지만 이사가면 정리해볼까 계획하고 있는데
ibrik님이라면 진작에 어떤 묘안이 있지 않았을까 해서.. 여쭙고 갑니당.
뭔가 뾰족하고 참신한 방법을 알려 드리면 참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
CelloFan님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올 한해, 따뜻하게 마무리할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