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rik's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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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나절, 예술의전당 근처에서 볼 일을 마칠 즈음 갑작스레 얻게 된 음악회 관람권은 뜻밖의 즐거움을 가져다주었다. © 2010 ibrik


FM 우리 가곡’이나 ‘정다운 가곡’이 나올 즈음이 되면 자연스레 라디오는 끄고 얼른 다른 음반을 트는 경우가 일상이던 사람이 우리 가곡 음반을 가지고 있을 리는 만무했다. 그래도 아주 오래전 한 장 정도는 샀을지 모른다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으로 돌아와 열심히 찾아봤지만, 역시나 우리 가곡이 실린 음반은 단 한 장도 없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독일어와 이탈리아어 노래는 주야장천(晝夜長川) 들으면서 알아듣기 쉬운 우리말 노래는 왜 그리 듣질 않았는지 신기할 따름이지만, 지금이라도 이 묘한 불균형을 바로 잡을 기회를 만난 것은 그나마 큰 위로가 되었다.

귀에 익은 오페라의 아리아들을 모두 제치고 생뚱맞게 들어간 두 곡의 우리 가곡이 그렇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던 것은 정말 의외의 경험이었다. ‘공짜 표, 좋은 좌석, 여유시간’의 조합이 맞아떨어져 계획 없이 갔던 음악회였지만, 우리 가곡 감상의 즐거움이라는 뜻하지 않은 선물을 안겨준 감사한 시간이었다.



by ibrik | 2010/01/17 00:40 | diary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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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arinari at 2010/01/17 20:26
언제나 그렇지만 이브릭님 사진 좋습니다.
사진이 좋은 건 앵글을 바라보는 분이 좋은 눈을 가진 거라고 알고 있습니다.
익숙한 풍경에 약간의 생소함을 더한 느낌이랄까? 이브릭님 사진이 그래요.ㅎㅎㅎ

음악이 사람의 정서에 가 닿으려면 너무 생소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익숙하지도 않아야 한다고 해요.
어? 아는 멜로딘데 조금 다르네? 이럴 때 주의집중이 확 된다나요.^^
윗 사진을 보는데 딱 그런 느낌이네요. 익숙한 것에 약간의 새로움을 더하는 이브릭님의 시각. 참 좋습니다.

저두 이 글 읽고 CD장 앞에 가서 한 번 훑어봤잖아요. 없네요. 물론 '정다운 가곡'은 시그널 앞부분만 듣고요.ㅎㅎ
Commented by ibrik at 2010/01/21 00:08
사진에 대한 larinari님의 귀한 말씀,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인터넷과 같이 공개된 공간에 무엇인가를 올려두었을 때, 그것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즐거운 유익 중 하나인 듯 합니다. :)

larinari님의 댓글을 읽고 ‘익숙함’과 ‘생소함’ 사이의 묘한 긴장 관계를 새롭게 고민해 볼 수 있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JK at 2010/01/19 09:34
그러게... 익숙한게 익숙치 않고 익숙하지 않은게 익숙한... 무언가 이기적이다. 그런기분.
Commented by ibrik at 2010/01/21 00:10
‘익숙한 게 익숙지 않고 익숙하지 않은 게 익숙한’ --- 이 문장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소리 내 읽어봤는데 빠르게 읽으면 은근히 혀가 꼬이면서 재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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